2006년 12월 29일
명동 조방낙지
매운홍합 에 이어서...
매직콘서트를 보고 나서 바로 청계천으로 향했다.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이라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았지만 그래도 이왕 외출한 김에 루체비스타(루미나리에의 저작권 문제로 이번에 이름이 변경) 구경도 하고 싶어서리.
역시 사람들은 벅적벅적 부글부글... 겨우 앞으로 걸어갈 정도였다. . 혹시 청계천 아래쪽은 괜찮을까 해서 내려봤더니만...

아예 앞으로도 뒤로도 가지 못하는 시츄에이션. 그냥 위로 걷는게 더 나았다. ㄷㄷㄷ
이렇게 한참 걷다보니 배도 출출해지고 (많이 먹어도 소화 잘 되는 체질인갑다. 아님 뱃속에 거지가 들었는지) 때마침 저녁 먹을 시간이라 메뉴를 생각해보는데. 크리스마스 이브라 어지간한 곳은 너무 시끄럽고 기다려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갑자기 생각난 곳이 명동에 있는 '조방낙지' 10년부터 갔던 곳인데 최근 몇 년간 한참을 가지 않았던 곳이다. 아직 남아있을까나?? 조방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부산에 있었던 조선방직의 줄임말로 꽤 유래가 깊다고 한다.
암튼 친절한 약도 첨부한다.

뭔가 복잡다. 음....(을지로입구에서 걸어온다고 가정하고) 랜드로바 매장 지나자마자 바로 왼쪽 편에 골목이 있는 이것만 찾으면 끝이다. 좁은 골목으로 들어가 오른쪽만 보고 걷다보면 조방낙지라고 써있는 푯말이 보인다. 간판에는 조방낙지라는 말은 없고 "명동 해물탕"이라고 되어 있으니 주의하시길 바란다. (푯말을 유심히 보시라..꼭)
자리에 앉았더니 바로 옆에 왠 욘사마 사진이.-ㅁ-;;;
(사진이라도 찍어둘걸) 아무래도 한류열풍을 타고 꽤나 유명해졌나 보다. 가게도 꽤 커지고 예전처럼 정겨운 분위기는 사라진 듯해서 좀 아쉽다. 그래도 명동의 다른 곳에 비하면 꽤나 수수한 편이다.
조방낙지 외에 각종 찌게의 맛도 좋다. 대부분 기본 2인분이므로 여러명이서 여러가지 맛을 즐기는 것도 괜찮을 듯. 일단 주문. 조방낙지 둘이요~~!!!

반찬은 깔끔한 편.

드뎌 등장한 조방낙지~!! 첨 보시는 분은 '헉, 이게 뭐야?'라고 하실지도 모르겠다. 이곳의 조방낙지는 볶아서 나온다. ^^;;;;;
사실 조리하는 과정을 찍어 보여줄려고 했는데 크리스마스이브라 그런지 그냥 주방에서 뚝딱 조리해가지고 와버렸다.(아님 원래 이렇게 주는 걸로 바뀌었는지..ㅠㅠ) 테이블에서 아주머니가 쓱쓱 비벼주는 모습을 보는 것도 잼있는데..ㅠㅠ

간단히 설명하면 싱싱한 낙지, 갖은 양념과 육수를 넣고 볶다가 야채(부추, 깻잎 등)와 당면을 넣어 익힌다. 그리고 육수가 자작자작하게 졸기 시작하면 밥과 참기름을 넣고 슥삭슥삭 볶아 김을 얹어내면 끝이다. 생각만 해도 군침이;;;추르르릅..

그냥 먹고 남은 양념에 볶은게 아니다. 싱싱한 낙지와 풍성한 야채와 합쳐져서 이렇게 실하다. 아..침 넘어간다. 무교동낙지처럼 무식하게(?) 매운맛은 아니다. 적당히 칼칼하면서 부드러운 맛이라 매운낙지에 치를 떠는 분들도 부담없이 드실 수 있는 낙지요리 되겠다. 2인분에 세종대왕님이면 OK~~

젤 중요한 조리과정을 보지 못해 아쉬웠지만 그래도 여유있게 식사할 수 있는 편한 시간이었다. 아마 명동의 다른 곳이었다면 앉자마자 음식나오고 먹자마자 계산하는 정신없는 저녁이었을거다.
보통 주말이라도 다른 곳보다는 여유가 있는 편이니 쇼핑하러 명동 나왔다가 출출할 때 드시면 좋은 메뉴가 될 듯 싶다.
저녁을 라면으로 때웠더니만 심히 땡기는;;;; (ㅜㅜ)
혹시나 조방낙지에 대해 찾다보니 재미있는 걸 찾았다. 사실은 슬픈 ....
내용이 꽤 길어 가려두니 시간되시는 분들은 읽어 보시길 바란다.
.
.
1차 출처 : http://blog.naver.com/kimsomun (현재 해당 포스트는 삭제)
2차 출처 : http://blog.daum.net/thanks/7197442
조방낙지, 그 슬프고도 그리운 이름을 기억하시나요?
하지만 조방이라는 이름이 그리운 과거와 고향에 대한 그리움만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닙니다. 조방, 대륙침략을 꿈꾸던 일제가 추진한 남면북양 사업중 남면의 한 축을 담당했었던 조선방직을 조방이라 합니다. 식민지 노동자의 값싼 임금에 기초를 둔 이 방직공장은 가혹한 노동환경과 폭압적인 노조관리로 악명이 높았습니다. 이러한 폭압적이고 비인간적인 노동환경은 수많은 반발을 가져오지만 그러한 반발은 일제의 경찰력과 동족내부의 배신자들에의해 철저하게 분쇄되고 맙니다.
토지정리사업등으로 생계의 기반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계속 도시로 몰려들었고, 도시는 나날이 팽창되어 갔으며, 일자리는 항상 부족했습니다. 부모를 따라 혹은 부모 몰래 도시로 흘러든 어린 여공들은 하루 14시간씩 방직기에 붙어 일을 했어야 했고, 잠시 딴청이라도 피우게 되면 어김없이 조선인 감독관의 욕지거리와 발길질이 쏟아졌습니다. 부족한 영양과 과도한 노동은 사람들의 집중도를 급격히 떨어뜨렸고, 조방은 감독관의 숫자를 늘리는 것으로 작업능률을 향상 시켜 나아갔습니다. 너무 팽팽히 당겨진 실을 끊어지는 법 입니다. 피로에 지친 상황에서의 가도한 노동은 크고 작은 안전사고를 불러왔고, 방직기에 끊어진 실을 연결하던 여공이 방직기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잇따라 일어납니다.
14시간의 노동.... 죽음을 부르는 협주곡과도 같은 방직기의 소음속에서 힘겨웠던 하루를 정리하고 집으로 향하는 사람들은 공장문을 쉽게 나서지 못합니다. 몸수색을 받아야 합니다. 조센진은 도둑놈들이기 때문입니다. 도둑놈의 종자들이기 때문에 회사의 재산을 훔쳐갑니다. 자기집의 물건을 회사로 가져오는 내지인과는 비교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추잡한 것이 조센진이기 때문에 몸수색을 해서 행여 훔쳐가는 것이 없나 검사를 합니다.
일본인 감독관 한명과 조선인 감독관 한명이 함께 정문을 막아서고 검사를 하지만 몽둥이를 들고 한명 한명 살펴보는 것은 조선인감독관의 몫입니다.회사 분위기가 안 좋다거나, 감독관이 상관한테 한소리 들었다거나 하는 경우에는 알몸수색도 벌어지곤 했습니다. 겨울이라거나 비가 온다거나 하는 건 중요하지 않았고, 조센진이란게 이유였습니다.
밥먹기 힘들고, 새 옷 한 벌 입기 어렵던 그 시절 광목 한 토막이면 저녁 밥상에 고등어 반 토막 올릴수 있었기에, 가끔 사람들은 옷속에 광목 한 토막을 숨겨나가려 했지만, 감독관의 눈을 피해 문을 나서는 경우는 드물었고, 발각 될 경우 몽둥이 찜질을 각오해야 했지만, 가난한 살림은 이들을 도둑놈 조센진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조센진은 비겁하고 비열하고 도둑질 잘 한다는 전설은 완성되어졌습니다. 회사를 아끼고 회사를 자기 몸처럼 여기는 대일본제국의 신민이 경멸해야 마땅할 벌레같은 놈들의 모습이였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조선인 노동자들은 도둑놈들이였을까요? 아닙니다. 섬유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원단의 작업은 항상 여유있게 합니다. 50야드짜리 정단 한목을 만들고자 할 경우 10야드정도 여유를 주고 작업을 합니다. 세척, 염색, 가공, 나염, 등의 공정을 그치면서 섬유자체가 축소하기도 하지만, 오염이나, 탈색등 불럄이 발생하기 때문에 여유를 주어 작업하지 않으면 도저히 필요로 하는 상품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섬유작업을 하다보면 항상 짜투리 원단이 생깁니다. 최고급 원단이건 단가 100원짜리 싸구려이건 간에 이러한 짜투리 원단이 생기지 않는 경우는 없습니다. 상품으로서의 가치는 없지만, 쓸모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동대문시장에 가면 이러한 짜투리 원단만 거래하는 상인이 있을 정도이니까요.
조선인 감독관들이 그토록 잔인하게 구는 것은 이 한토막의 짜투리 원단 때문입니다. 회사에 근무하는 일본인들이야 짜투리원단에 연연할 필요가 없습니다. 충분한 급여와 보너스에 상품으로서의 값어치가 있는 원단을 회사로부터 받습니다. 하지만 조선인 감독관은 다릅니다. 다른 조선인보다야 많은 급여를 받는다고는 하지만, 일본인에 비할 바는 못됩니다. 명절이면 회사로부터 선물명목으로 광목을 지급받지만 역시 작은 양입니다.
그래서 이들이 손대는 것이 짜투리 원단입니다. 다른이들이 몸검색을 받아야 퇴근할수 있는데 반해 이들은 그러한 검색을 받지 않고 정문을 나섭니다. 출근할 때에는 홀쭉하던 사람이 퇴근 할때에는 제법 뚱뚱해져 있습니다. 두루마기화장지처럼 광목을 허리에 둘둘감고 그위에 옷을 입고는 퇴근을 하는 것입니다. 물론 회사에서도 알고 있습니다만, 특별한 문제점을 일으키지 않는한 묵인합니다. 사실상 짜투리원단은 이들 조선인 감독관들의 몫인 겁니다. 그러니 자신들의 몫에 손을 대는 조센진들을 용서할수 없는 것이고, 알몸수색에 몽둥이 찜질까지 불사하는 것입니다.
사족입니다만, 조선인 노동자 중에서도 퇴근시에 두루마기가 되는 인간이 있습니다. 알몸수색이 이루어지지 않는 날이면 그들도 감독관을 흉네내어 광목쪼가리를 훔쳐냅니다. 알몸검색이 없다뿐이지 살벌하기는 마찬가지 이지만 그들은 들키지 않고 정문을 나아갑니다. 여러분께서 짐작하시는 바가 맞습니다. 조선인 뿌락치들이지요.
이렇게 조방을 나간 광목들은 대개 그날밤의 술값으로 변해버리지만, 어떤이들은 바로 시장에 내다 팔지 아니하고 집안 한구석에 차곡차곡 모읍니다. 겨울이 지나고 봄,여름이 지난뒤 추수 때가 되면, 이들은 구포로 갑니다. 가을이기 때문에 김해에서 수확된 쌀들이 가득합니다. 당연히 쌀값도 다른때에 비해 떨어져 있습니다. 이곳에서 광목을 팔고 쌀을 사들입니다. 겨울을 나기위해 쌀과 장작을 준비하는 것이야 이상할 것 없지만, 그 양이 정도를 넘어섭니다. 이들이 구포에서 사들인 쌀은 겨울동안 창고에서 잠자고 있다가 봄철 보리가 수확되기 전인 춘궁기에 시장으로 나갑니다. 보릿고개라고 불리는 이 시기에 쌀은 연중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시세차익이 생깁니다. 한해 두해 조선인 노동자들의 살림살이는 나날이 피폐해지는 동안 조선인 감독관의 살림살이는 일본인관리에 버금가게 됩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어처구니 없습니다. 조방에 근무하는 조선인들은 일본인을 미워하지 않게 됩니다. 조선인과 조선인이 증오하고 미워하며, 서로 대립할 뿐 자신들을 싸우고 증오하게 만든 조선방직과 일본인은 증오하지도 미워하지도 않게 됩니다. 일본인은 예의도 바르고 친절한데, 조센진은 어쩔 수 없다며 서로 욕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조선인 감독관 중에는 한국전쟁당시 자신의 사재를 털어 솥을 걸고 피난민들에게 죽을 나누어 주었던 사람도 있습니다만(이분은 어떻게 평가를 해야 할지...), 대부분은 피난민들이 가지고 온 땅문서등을 헐값에 매입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조방낙지.... 고추장에 버무린 맛이 일품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 조방낙지에는 고추장 뿐만 아니라 14시간 노동의 열악한 환경에서 울분을 삼켜야 했었던 조선인 노동자의 설움 또한 뭍어 있음을 기억해 주세요.
매직콘서트를 보고 나서 바로 청계천으로 향했다.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이라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았지만 그래도 이왕 외출한 김에 루체비스타(루미나리에의 저작권 문제로 이번에 이름이 변경) 구경도 하고 싶어서리.
역시 사람들은 벅적벅적 부글부글... 겨우 앞으로 걸어갈 정도였다. . 혹시 청계천 아래쪽은 괜찮을까 해서 내려봤더니만...

아예 앞으로도 뒤로도 가지 못하는 시츄에이션. 그냥 위로 걷는게 더 나았다. ㄷㄷㄷ
이렇게 한참 걷다보니 배도 출출해지고 (많이 먹어도 소화 잘 되는 체질인갑다. 아님 뱃속에 거지가 들었는지) 때마침 저녁 먹을 시간이라 메뉴를 생각해보는데. 크리스마스 이브라 어지간한 곳은 너무 시끄럽고 기다려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갑자기 생각난 곳이 명동에 있는 '조방낙지' 10년부터 갔던 곳인데 최근 몇 년간 한참을 가지 않았던 곳이다. 아직 남아있을까나?? 조방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부산에 있었던 조선방직의 줄임말로 꽤 유래가 깊다고 한다.
암튼 친절한 약도 첨부한다.
(클릭하면 큰 그림으로...)

뭔가 복잡다. 음....(을지로입구에서 걸어온다고 가정하고) 랜드로바 매장 지나자마자 바로 왼쪽 편에 골목이 있는 이것만 찾으면 끝이다. 좁은 골목으로 들어가 오른쪽만 보고 걷다보면 조방낙지라고 써있는 푯말이 보인다. 간판에는 조방낙지라는 말은 없고 "명동 해물탕"이라고 되어 있으니 주의하시길 바란다. (푯말을 유심히 보시라..꼭)
자리에 앉았더니 바로 옆에 왠 욘사마 사진이.-ㅁ-;;;
(사진이라도 찍어둘걸) 아무래도 한류열풍을 타고 꽤나 유명해졌나 보다. 가게도 꽤 커지고 예전처럼 정겨운 분위기는 사라진 듯해서 좀 아쉽다. 그래도 명동의 다른 곳에 비하면 꽤나 수수한 편이다.
조방낙지 외에 각종 찌게의 맛도 좋다. 대부분 기본 2인분이므로 여러명이서 여러가지 맛을 즐기는 것도 괜찮을 듯. 일단 주문. 조방낙지 둘이요~~!!!

반찬은 깔끔한 편.

드뎌 등장한 조방낙지~!! 첨 보시는 분은 '헉, 이게 뭐야?'라고 하실지도 모르겠다. 이곳의 조방낙지는 볶아서 나온다. ^^;;;;;
사실 조리하는 과정을 찍어 보여줄려고 했는데 크리스마스이브라 그런지 그냥 주방에서 뚝딱 조리해가지고 와버렸다.(아님 원래 이렇게 주는 걸로 바뀌었는지..ㅠㅠ) 테이블에서 아주머니가 쓱쓱 비벼주는 모습을 보는 것도 잼있는데..ㅠㅠ

간단히 설명하면 싱싱한 낙지, 갖은 양념과 육수를 넣고 볶다가 야채(부추, 깻잎 등)와 당면을 넣어 익힌다. 그리고 육수가 자작자작하게 졸기 시작하면 밥과 참기름을 넣고 슥삭슥삭 볶아 김을 얹어내면 끝이다. 생각만 해도 군침이;;;추르르릅..

그냥 먹고 남은 양념에 볶은게 아니다. 싱싱한 낙지와 풍성한 야채와 합쳐져서 이렇게 실하다. 아..침 넘어간다. 무교동낙지처럼 무식하게(?) 매운맛은 아니다. 적당히 칼칼하면서 부드러운 맛이라 매운낙지에 치를 떠는 분들도 부담없이 드실 수 있는 낙지요리 되겠다. 2인분에 세종대왕님이면 OK~~

젤 중요한 조리과정을 보지 못해 아쉬웠지만 그래도 여유있게 식사할 수 있는 편한 시간이었다. 아마 명동의 다른 곳이었다면 앉자마자 음식나오고 먹자마자 계산하는 정신없는 저녁이었을거다.
보통 주말이라도 다른 곳보다는 여유가 있는 편이니 쇼핑하러 명동 나왔다가 출출할 때 드시면 좋은 메뉴가 될 듯 싶다.
저녁을 라면으로 때웠더니만 심히 땡기는;;;; (ㅜㅜ)
혹시나 조방낙지에 대해 찾다보니 재미있는 걸 찾았다. 사실은 슬픈 ....
내용이 꽤 길어 가려두니 시간되시는 분들은 읽어 보시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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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출처 : http://blog.naver.com/kimsomun (현재 해당 포스트는 삭제)
2차 출처 : http://blog.daum.net/thanks/7197442
하지만 조방이라는 이름이 그리운 과거와 고향에 대한 그리움만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닙니다. 조방, 대륙침략을 꿈꾸던 일제가 추진한 남면북양 사업중 남면의 한 축을 담당했었던 조선방직을 조방이라 합니다. 식민지 노동자의 값싼 임금에 기초를 둔 이 방직공장은 가혹한 노동환경과 폭압적인 노조관리로 악명이 높았습니다. 이러한 폭압적이고 비인간적인 노동환경은 수많은 반발을 가져오지만 그러한 반발은 일제의 경찰력과 동족내부의 배신자들에의해 철저하게 분쇄되고 맙니다.
토지정리사업등으로 생계의 기반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계속 도시로 몰려들었고, 도시는 나날이 팽창되어 갔으며, 일자리는 항상 부족했습니다. 부모를 따라 혹은 부모 몰래 도시로 흘러든 어린 여공들은 하루 14시간씩 방직기에 붙어 일을 했어야 했고, 잠시 딴청이라도 피우게 되면 어김없이 조선인 감독관의 욕지거리와 발길질이 쏟아졌습니다. 부족한 영양과 과도한 노동은 사람들의 집중도를 급격히 떨어뜨렸고, 조방은 감독관의 숫자를 늘리는 것으로 작업능률을 향상 시켜 나아갔습니다. 너무 팽팽히 당겨진 실을 끊어지는 법 입니다. 피로에 지친 상황에서의 가도한 노동은 크고 작은 안전사고를 불러왔고, 방직기에 끊어진 실을 연결하던 여공이 방직기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잇따라 일어납니다.
14시간의 노동.... 죽음을 부르는 협주곡과도 같은 방직기의 소음속에서 힘겨웠던 하루를 정리하고 집으로 향하는 사람들은 공장문을 쉽게 나서지 못합니다. 몸수색을 받아야 합니다. 조센진은 도둑놈들이기 때문입니다. 도둑놈의 종자들이기 때문에 회사의 재산을 훔쳐갑니다. 자기집의 물건을 회사로 가져오는 내지인과는 비교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추잡한 것이 조센진이기 때문에 몸수색을 해서 행여 훔쳐가는 것이 없나 검사를 합니다.
일본인 감독관 한명과 조선인 감독관 한명이 함께 정문을 막아서고 검사를 하지만 몽둥이를 들고 한명 한명 살펴보는 것은 조선인감독관의 몫입니다.회사 분위기가 안 좋다거나, 감독관이 상관한테 한소리 들었다거나 하는 경우에는 알몸수색도 벌어지곤 했습니다. 겨울이라거나 비가 온다거나 하는 건 중요하지 않았고, 조센진이란게 이유였습니다.
밥먹기 힘들고, 새 옷 한 벌 입기 어렵던 그 시절 광목 한 토막이면 저녁 밥상에 고등어 반 토막 올릴수 있었기에, 가끔 사람들은 옷속에 광목 한 토막을 숨겨나가려 했지만, 감독관의 눈을 피해 문을 나서는 경우는 드물었고, 발각 될 경우 몽둥이 찜질을 각오해야 했지만, 가난한 살림은 이들을 도둑놈 조센진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조센진은 비겁하고 비열하고 도둑질 잘 한다는 전설은 완성되어졌습니다. 회사를 아끼고 회사를 자기 몸처럼 여기는 대일본제국의 신민이 경멸해야 마땅할 벌레같은 놈들의 모습이였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조선인 노동자들은 도둑놈들이였을까요? 아닙니다. 섬유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원단의 작업은 항상 여유있게 합니다. 50야드짜리 정단 한목을 만들고자 할 경우 10야드정도 여유를 주고 작업을 합니다. 세척, 염색, 가공, 나염, 등의 공정을 그치면서 섬유자체가 축소하기도 하지만, 오염이나, 탈색등 불럄이 발생하기 때문에 여유를 주어 작업하지 않으면 도저히 필요로 하는 상품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섬유작업을 하다보면 항상 짜투리 원단이 생깁니다. 최고급 원단이건 단가 100원짜리 싸구려이건 간에 이러한 짜투리 원단이 생기지 않는 경우는 없습니다. 상품으로서의 가치는 없지만, 쓸모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동대문시장에 가면 이러한 짜투리 원단만 거래하는 상인이 있을 정도이니까요.
조선인 감독관들이 그토록 잔인하게 구는 것은 이 한토막의 짜투리 원단 때문입니다. 회사에 근무하는 일본인들이야 짜투리원단에 연연할 필요가 없습니다. 충분한 급여와 보너스에 상품으로서의 값어치가 있는 원단을 회사로부터 받습니다. 하지만 조선인 감독관은 다릅니다. 다른 조선인보다야 많은 급여를 받는다고는 하지만, 일본인에 비할 바는 못됩니다. 명절이면 회사로부터 선물명목으로 광목을 지급받지만 역시 작은 양입니다.
그래서 이들이 손대는 것이 짜투리 원단입니다. 다른이들이 몸검색을 받아야 퇴근할수 있는데 반해 이들은 그러한 검색을 받지 않고 정문을 나섭니다. 출근할 때에는 홀쭉하던 사람이 퇴근 할때에는 제법 뚱뚱해져 있습니다. 두루마기화장지처럼 광목을 허리에 둘둘감고 그위에 옷을 입고는 퇴근을 하는 것입니다. 물론 회사에서도 알고 있습니다만, 특별한 문제점을 일으키지 않는한 묵인합니다. 사실상 짜투리원단은 이들 조선인 감독관들의 몫인 겁니다. 그러니 자신들의 몫에 손을 대는 조센진들을 용서할수 없는 것이고, 알몸수색에 몽둥이 찜질까지 불사하는 것입니다.
사족입니다만, 조선인 노동자 중에서도 퇴근시에 두루마기가 되는 인간이 있습니다. 알몸수색이 이루어지지 않는 날이면 그들도 감독관을 흉네내어 광목쪼가리를 훔쳐냅니다. 알몸검색이 없다뿐이지 살벌하기는 마찬가지 이지만 그들은 들키지 않고 정문을 나아갑니다. 여러분께서 짐작하시는 바가 맞습니다. 조선인 뿌락치들이지요.
이렇게 조방을 나간 광목들은 대개 그날밤의 술값으로 변해버리지만, 어떤이들은 바로 시장에 내다 팔지 아니하고 집안 한구석에 차곡차곡 모읍니다. 겨울이 지나고 봄,여름이 지난뒤 추수 때가 되면, 이들은 구포로 갑니다. 가을이기 때문에 김해에서 수확된 쌀들이 가득합니다. 당연히 쌀값도 다른때에 비해 떨어져 있습니다. 이곳에서 광목을 팔고 쌀을 사들입니다. 겨울을 나기위해 쌀과 장작을 준비하는 것이야 이상할 것 없지만, 그 양이 정도를 넘어섭니다. 이들이 구포에서 사들인 쌀은 겨울동안 창고에서 잠자고 있다가 봄철 보리가 수확되기 전인 춘궁기에 시장으로 나갑니다. 보릿고개라고 불리는 이 시기에 쌀은 연중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시세차익이 생깁니다. 한해 두해 조선인 노동자들의 살림살이는 나날이 피폐해지는 동안 조선인 감독관의 살림살이는 일본인관리에 버금가게 됩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어처구니 없습니다. 조방에 근무하는 조선인들은 일본인을 미워하지 않게 됩니다. 조선인과 조선인이 증오하고 미워하며, 서로 대립할 뿐 자신들을 싸우고 증오하게 만든 조선방직과 일본인은 증오하지도 미워하지도 않게 됩니다. 일본인은 예의도 바르고 친절한데, 조센진은 어쩔 수 없다며 서로 욕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조선인 감독관 중에는 한국전쟁당시 자신의 사재를 털어 솥을 걸고 피난민들에게 죽을 나누어 주었던 사람도 있습니다만(이분은 어떻게 평가를 해야 할지...), 대부분은 피난민들이 가지고 온 땅문서등을 헐값에 매입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조방낙지.... 고추장에 버무린 맛이 일품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 조방낙지에는 고추장 뿐만 아니라 14시간 노동의 열악한 환경에서 울분을 삼켜야 했었던 조선인 노동자의 설움 또한 뭍어 있음을 기억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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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6/12/29 21:12 | 결국 뱃속으로...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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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렇게 잘 살고 있는게 이름모를 선조들의 피와 땀일텐데 우리는 너무 유치한 이유들로 분열하고 있는게 죄송스런 마음이네요.
3번째사진까지는 겨우 참았는데 4번째 사진에서 다운입니다. 뭐 좀 먹으러 가야겠어요. 뽐뿌 감사드립니다 (--)(__)
그건 그렇고 낙지는...가뜩이나 배도 고픈데...OTL
근데 왜 낙지에 조방이 붙은거죠?
낙지 파는 곳이 덧붙인 이야기속의 장소이기 때문인가요?
사랑은봄비 // 진짜 기자분들이 보시면 분노하실 듯. ^^;;;;
하치 // 그냥 그때는 다들 어쩔 수 없었겠죠. 정말 의인이 아닌 담에야;;;
희나리 // 네...조선방직의 줄임말이죠. 조방...^^